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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0월 인문학 산책 독서소모임 후기] 지속 불가능 가본주의 - 사이토 고헤이2026-10-13 11:25

[인문학산책] 성장하지 않아도 풍요롭게 살 수 있을까? -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9월 한 달간 쉬어갔던 건강세상네트워크 인문학산책이 10월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10월 6일(화), 건강세상네트워크 인문학산책에서는 사이토 고헤이의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를 함께 읽고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책은 기후위기의 원인을 끊임없는 생산과 소비,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구조에서 찾습니다. 저자는 친환경 기술과 녹색성장만으로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성장 중심의 사회에서 벗어나 삶에 꼭 필요한 자원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탈성장 코뮤니즘'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탈성장은 필요하지만, 과연 가능할까?

가장 먼저 이야기가 모인 것은 탈성장의 현실적인 가능성이었습니다. 참석자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과 같은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미 소비와 편리함에 익숙해진 사회에서 이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과거에는 에어컨 없이도 여름을 보냈지만 이제는 그러한 생활로 돌아가기 어렵고, 은퇴 준비나 가족의 생활을 생각하면 개인이 소박한 삶을 선택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한 참석자는 탈성장이 필요한 방향이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사람마다 원하는 삶의 수준과 욕구가 다르기 때문에 사회 전체가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탈성장이 필요한가를 넘어, 성장과 소비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람들이 불안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았습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과 인상 깊었던 부분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선진국의 녹색성장이 다른 나라의 값싼 노동과 자원, 환경적 희생에 기대고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관심을 모았습니다. 겉으로는 친환경적인 소비와 성장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다른 지역으로 떠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기후위기를 직접 체감한 경험도 나왔습니다. 통영에서는 높아진 수온으로 굴 생산 시기가 늦어지고, 과거 풍부했던 멸치 어획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네팔의 빙하와 산악 지역에서 발생하는 재해를 접하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새롭게 느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한 아보카도에서 추출한 성분을 사용하는 관절염 치료제 '이모튼'의 공급 문제를 경험한 사례를 통해, 기후와 자연환경의 변화가 농산물뿐 아니라 의약품의 원료 생산과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생각해봤습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과 일자리, 건강과 의료에까지 연결된 문제였습니다.


공동체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공공성을 확대하는 방법은?

책에서 제시하는 '코먼(Commons)'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과거 농촌에서는 모내기철에 이웃들이 함께 일하는 품앗이 문화가 있었고, 농사와 식사, 돌봄이 마을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졌다는 경험이 소개됐습니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이러한 공동체적 생활방식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개인화된 사회에서 과거와 같은 공동체를 다시 만들어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과거의 공동체로 돌아가기보다 지금의 사회에서 가능한 영역부터 공공성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협동조합과 같은 공동의 생산 방식이나 의료·돌봄 등 필수적인 영역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의약품을 둘러싼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과도한 처방과 사용되지 않은 채 버려지는 폐의약품의 문제를 통해 의료 영역에서도 과잉생산과 과잉소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의약품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것은 무조건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낭비는 줄이면서도 필요한 사람에게는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의는 탈성장이 단순히 모든 것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삶에 꼭 필요한 것들의 공공성을 높이는 과정일 수 있음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은 무엇일까?

마지막으로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책은 텀블러나 에코백을 사용하는 것처럼 개인의 친환경 소비에만 의존하는 방식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친환경 제품을 구매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소비 구조 자체를 돌아보지 않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회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대중교통을 더 자주 이용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가능한 실천을 이어가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소박하게 사는 삶의 아름다움'을 사회가 더 많이 인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더 많이 소유하고 소비하는 삶만이 좋은 삶으로 평가받는 사회에서, 적게 소비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 역시 충분히 가치 있는 삶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풍요란 무엇일까?

이번 인문학산책에서는 탈성장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동시에 공공의료와 돌봄, 협동조합,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처럼 변화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들도 나눴습니다. 탈성장이 실제로 가능한지는 여전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그러나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만이 풍요로운 삶은 아닐 것입니다.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 안정적인 돌봄과 의료, 이웃과의 관계 역시 우리가 함께 누려야 할 풍요일 수 있습니다.


이번 모임은 기후위기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주제를 각자의 일상과 경험 속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가 앞으로 어떤 사회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질문을 남겼습니다.



다음 인문학산책 안내

다음 인문학산책은 11월 18일(수) 오후 8시에 온라인(ZOOM)으로 진행됩니다.

이번에 함께 읽을 책은 강지나 작가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입니다.

인문학산책은 책을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자유롭게 나누는 자리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일시: 2026년 11월 18일(수) 오후 8시

  • 함께 읽을 책: 강지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진행 방식: 온라인(ZOOM)

  • 참여 문의: 건강세상네트워크 02-2269-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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