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제목주거권 :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주거에 대한 권리를!2009-02-19 00:00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집은 인권이야. ’
작년 10월 세계주거의 날을 맞이하여 한국의 빈민단체와 인권단체들이 모여 주거권 선언을 만들었다. 그 선언의 주 타이틀이 ‘집은 인권이다’이다. 한국에서 집은 돈을 불리는 수단이요, 투기 대상이라고 흔히 생각하는데 인권이라니.. 조금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 안정적으로 쉴 공간,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그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은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유엔 사회권위원회에서 건강권에 대한 내용을 보충하면서 낸 일반논평에서도 건강권은 단지 보건의료서비스만을 뜻하지 않으며 위생, 영양, 주거 등과 관련되어있다고 하였다. 건강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도 주거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주거권은 단지 쉴 공간만 보장되면 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사되었듯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들이 많다. 예를 들면, 비닐하우스, 쪽방, 지하방 등이다.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비위생적 환경일 뿐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 물론 여기서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점유의 안정성’이다. 집이 내 소유이든 아니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셋집에서 언제 쫓겨날지 몰라 불안한 생활을 한다든가, 집주인의 불리한 세 인상을 걱정한다면 점유의 안정성은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를 보장하기위한 법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개발로 인해 주거지에서 쫓겨난다면 점유의 안정성이 침해받는 것이므로 ‘강제퇴거’는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그래서 유엔 국제기준에는 퇴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퇴거를 하기 전에 당사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해야 하며 재개발이나 개발과정에 당사자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하며 임시주거공간을 포함한 주거공간이 마련되어야 하며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보상은 단지 집값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살던 동네에서 나와서 추가적으로 더 손실되는 생활가치가 다 포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 살던 곳보다 물가가 더 비싸거나 직장에서 멀어져서 교통비나 시간이 더 소요된다면 이를 보상해야 한다.

올해 1월에 용산에서 상가 세입자들이 농성을 하다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진 참극이 있었다. 상가는 주거 공간이 아니니까 상가세입자들은 강제퇴거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강제퇴거를 해도 되는 걸까? 답은 ‘아니다’이다. 상가 또한 생활공간이므로 당연히 해당된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금지되어온 동절기 강제퇴거를 용산구청은 허용했다. 말할 것도 없이 법 위반이며 주거권 침해이다.
그런데도 경찰력을 동원해서, 그것도 대테러작업이 임무인 특수부대를 동원해서 농성자들을 해산시키려다 참사가 일어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잘못이다. 주거권을 침해하는 뉴타운 재개발을 부추기고, 주거공간이나 장사하는 곳에서 사후대책없이 쫓겨나도록 만든 정부 정책이 만든 학살극이다. 농성자들이 요구했던 것은 임시상가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것이었는데 협상을 충분히 하려하기보다 농성이 들어간지 3시간만에 진압 결정을 하고 경찰을 1500명이나 동원하고 물대포를 동원하려 한 것을 봐도 학살이다.
사는 곳에서 언제 쫓겨날까 두려움에 떨거나 고작 ‘집을 사려고’ 평생 쉬지도 못하고 인생을 즐기지도 못한 채, 일을 해야 하는 악순환을 벗어난다면 우리의 삶은 더 건강하고 인간다워지지 않을까. 이게 인간답게 살기 위해 주거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