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옥 / 건강세상네트워크 활동가
지난 13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약가거품빼기 사업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의사협회, 시민사회환자단체 등이 참여하여 약2조원에 달하는 약가거품을 빼기위해 진행되고 있는 ‘기등재약 약가재평가 사업’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기등재약 약가재평가 사업이란 지난 2006년 12월 복지부가 발표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하나로 현재 건강보험적용이 되고 있는 약들 중에 비용대비 효과 있는 약들만 골라 건강보험급여로 정비하고 약값이 너무 높은 것은 가격을 인하시키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 약들은 급여 제외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의 30%에 달하는 약가거품을 제거하여 2011년까지 약제비비중을 24%수준으로 낮추고 재정안정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약속하였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서 2007년부터 복지부는 편두통치료제와 고지혈증치료제를 시범평가로 약가재평가를 실시했고, 그 결과 4,400억원 시장규모인 고지혈증 치료제의 경우 약 453억원 정도의 약가거품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시범평가과정에서 원래 약제비적정화방안의 취지와 맞지 않는 내용들이 결정되고 제약사 입장을 지나치게 수용하는 등 문제점이 나타났다.
당초 복지부는 과거 네거티브 리스트에서 포지티브 리스트로 전환하면서 등재의약품의 목록정비를 큰 사업방향으로 삼았다. 그러나 시범평가를 진행하면서 목록정비보다는 약가인하를 하면 급여를 유지시켜주었고, 약가인하 역시 시범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특정 제약회사의 요구를 지나치게 수용하여 제약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약가인하결정을 하였다. 또한 약가인하가 결정된 약들에 대해 제약회사의 경제적 타격을 걱정하며 향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약가인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진행될 본 평가 역시 평가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본 평가 진행이 상당히 지연될 수 있음을 계속 언급하며 약가거품빼기 사업의 추진의지가 없음을 내비치고 있다.
국민들이 낸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약제비 비중. 이 엄청난 비용은 대부분이 거품이다. 이 약가거품은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제약회사의 불법 리베이트 와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매겨진 약값 때문이다. 이러한 약값거품을 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복지부의 정책추진 의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복지부는 경제가 어렵다는 핑계로 기업을 살리기 위해 이 사업을 늦추자고 말하고 있다.
복지부는 제약사의 어려움은 들리는데 국민들이 비싼 약값에 의료비 부담에 허리가 휘청대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는가. 정작 어렵고 살기 힘든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거품약값을 지금까지 내왔던 환자, 소비자들이다. 복지부는 더 이상 경제위기로 고통 받는 환자와 소비자를 외면하지 말고 약가거품빼기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