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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연대보증인 없으면 아파도 입원도 못하나2008-09-25 00:00
이현옥 / 건강세상네트워크


지난달 국민일보에 서울시내 모대학병원에서 입원하려는 환자에게 연대보증인을 강요하며 입원을 거부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 내용을 보면 그 대학병원에서는 자가소유의 집이 있는 연대보증인을 요구하고 있었고, 그 자리에서 연대보증인의 신원조회까지 하며 보증인의 진료비 지불능력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보증인을 세우기 어려운 새벽시간에 입원하려는 환자에게도 보증인을 세우라고 하는 한편, 연대보증인을 세우지 못하면 입원보증금을 내라고 요구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우리 단체로도 이와 비슷한 민원이 최근 접수되었다. 정부의 최저생계비로 겨우겨우 생활을 꾸려가는 혼자사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도, 응급실로 들어와 당장 입원해야하는 노숙인에게도 입원 연대보증인을 요구하며, 연대보증인 없이는 입원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더욱 문제는 그 병원이 민간병원이 아닌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립병원이었다는데 있다. 정부에서 의료접근성을 높이고 공공보건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해 세운 공공병원에서 돈없는 수급자나 노숙인에게 연대보증인을 요구하며, 입원을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병원에서 입원 연대보증인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현행 건강보험법상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법에는 보증금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금지하고 있지만 연대보증인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의료법에는 의료기관이 정당한 사유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우리단체 민원내용이나 신문기사에서 확인된 바로는 보증인이 없으면 입원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입원 연대보증인을 세우는 것은 명백히 진료거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기자가 보건복지가족부로 문의한 결과, 보증인을 세우는 것 자체로는 처벌하기 어렵고, 이것이 진료거부에 해당하는 것인지 사례별로 검토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친지나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입원 연대보증인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은 도와줄 가족도 별로없고, 독신가구도 많을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도 부족해 연대보증을 서줄 사람이 마땅치않다. 돈없어서 병원도 잘 못가는데, 병원에서는 연대보증인을 세우지 못해 그나마 입원진료도 받을 수 없다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대형병원의 횡포에 가난한 사람들만 죽어나고 있다. 돈없고 빽없는 사람은 아파도 병원도 가지 말고 죽으라는 것인지…. 보건복지가족부는 하루빨리 입원 연대보증인 요구에 대한 처벌규정을 마련해 가난한 사람들의 의료이용이 가로막히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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