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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당한 병원비에 하소연할 곳 없는 환자들2009-07-10 00:00
이현옥 / 건강세상네트워크 상임활동가

한달전 MBC PD수첩에서는 병원의 허위부당청구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현실을 보여줬다. 대형 종합병원들이 임의비급여와 부당청구로 환자에게 진료비를 과다하게 요구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사실 병원의 허위부당청구는 하루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그간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지적되어 왔었고, 2006년 12월에는 백혈병환자들이 여의도 성모병원을 상대로 진료비환불요청을 하여 여의도 성모병원이 169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을 받아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병원의 허위부당청구는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었다. 이번 PD수첩을 통해 방송된 사례 중 하나인 화염상모반이라는 선천성 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사례는 더욱 기가 막혔다. 화염상모반은 선천성혈관기형의 일종으로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며 자라면서 계속 레이저 치료 등을 해줘야 하는 질환이다. 그런데 이 레이저 치료가 건강보험의 적용이 되는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거의 모든 병원에서 화염상모반 치료를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로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화염상모반 치료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본인이 부담하는 금액은 2만2천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재 거의 모든 병원에서 비급여로 받고 있는 치료비는 1회당 100만원정도. PD 수첩에 나온 화염상모반 환자인 정은경씨는 회당 100만원이나 되는 시술을 받느라 빚이 4000만원까지 늘어 파산신청까지 했다. 불과 2만2천원으로 시술이 가능한 치료를 50배나 비싼 돈을 주고 치료를 받아야 했던 것이다. PD 수첩에서 서울시내 10개병원에 직접 전화를 해서 화염상모반 레이저치료비용을 묻자, 치료비는 몇십만원에서 백만원까지 다양했다.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고 하는 병원은 단 3군데. 그런데도 환자들은 의사들에게 이런 불평불만조차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은경씨 역시 2007년 진료비에 대해 심평원의 진료비 환불요청을 한 이후 병원을 바꿔 치료를 받고 있었다. 병원이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모든 정보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병원과 의사들을 대항해 혼자 싸우기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 화염상모반 환자들은 전국민의 3%정도로 추정되고 있고, 특히 얼굴 등에 화염상모반이 있는 경우가 많아 일상적인 생활에도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궁극적인 치료는 아니지만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레이저 치료는 필수적인 시술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병원의 부당청구는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두 번 울리는 셈이다.

끊이지 않는 병원의 부당청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복지가족부가 나서는 수밖에 없다. 현재 병원에서 환자에게 청구하는 비급여 비용에 대한 관리·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임의비급여와 부당청구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비급여라고 해서 병원에서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복지부가 손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병원에서 급여가 되는 항목을 비급여로 환자에게 부당하게 진료비를 받고 있지는 않은지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복지부는 병원의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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