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제목선택진료제도를 폐지하고 환자와 병원이 함께 살길을 도모해야 한다.2008-12-18 00:00
성남희 조직팀장
 
2003년 창립 이후로 선택진료제도 폐지 활동은 건강세상네트워크의 중요한 사업이었다. 2004년 선택진료제도 운영과 관련해 규정을 준수하지 않거나 제도를 악용하는 의료기관의 행태를 고발하고 그 책임을 묻고자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였다. 2006년은 선택진료제도 폐지를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국회 토론회 등을 진행하였고 2007년 ‘진료비바로알기시민운동본부’를 구성해 선택진료제도 불법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빅5 대형병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는 등 끊임없이 선택진료제도 폐지 활동에 주력해 왔다.

그렇게 환자들과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선택진료제도 폐지를 주장한 탓인지 그간 선택진료제도에 대한 민원이 산적해도 꿈쩍도 안 하던 보건복지가족부가 드디어 2008년 3월에 ‘선택진료제도에관한규칙’을 입법예고 했다. 그 핵심내용은 선택진료의사 자격을 병원의 모든 의사에서 실제 진료가능한 의사로 규정한 것과 진료지원과에 비선택진료의사 1인 이상을 두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번 개정된 ‘선택진료제도에관한규칙’은 환자들에게 이중의 의료비를 가중시키며 의료수가체계를 왜곡시켜 건강보험보장성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었던 선택진료제도의 근본 문제에는 전혀 접근하지 못했다. 게다가 선택진료신청서 양식을 그 동안 병원이 선택진료 의사 풀을 활용해 선택진료제도 수익을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사용해오던 선택진료신청서 양식까지 합법화 해 주었다. 환자와 시민단체들이 입법예고안에 대한 반대를 적극적으로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11월에 ‘선택진료제도에관한규칙’은 공포되었고 게다가 애초 입법예고 했던 선택진료신청서 양식에 주진료과 의사가 진료지원과 의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해 환자의 선택권마저 의사에게로 넘겨버렸다.  이런 개악된 ‘선택진료에관한규칙’에 대해 보건복지가족부는 환자가 선택안하면 되는 것이라며 선택진료신청서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 보건복지가족부의 말처럼 환자가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의료기관에 갔을 때 병원과 혹은 의사와 동등한 관계로 만날 수 있는지 그래서 환자 스스로 선택에 의해 모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보건복지가족부에게 되묻고 싶다. 실제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현실을 들여다보자. 선택진료를 하는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암 등 중증질환 환자들은 선택진료를 하고 싶지 않아도 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폐암에 걸려 온 환자가 선택진료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을 때 폐암을 수술 할 비선택진료 의사가 병원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병원에 폐암 수술을 할 수 있는 비선택진료 의사는 없다. 이런 현실에서 보건복지가족부의 말처럼 환자의 선택권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환자는 선택진료를 하던가 아니면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다른 의료기관 역시도 폐암수술을 할 비선택진료 의사는 없다. 환자들에게 선택이라는 의미는 살지 죽을지를 선택하라는 것과 같은 의미인 것이다.

이런 환자들게 의료기관은 환자 동의 없이 선택진료를 하거나 선택한 의사가 진료에 들어오지 않거나 하는 등 불법적으로 선택진료제도를 운영해 왔다. 그나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확인요청’제도를 통해 불법적으로 선택진료비를 징수했던 금액은 심사를 통해 환자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이젠 그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선택진료의사를 의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병원의 모든 선택진료제도 운영에는 불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환자가 주진료과 의사에게 다른 진료지원 의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하지 않으면 되겠지만 당장 아파서 온 환자가 병원의 수 많은 의사들의 의료기술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으며 병원은 그것을 판단할 자료조차 제시하지 않는다. 이럴 때 당장 병의 고통으로 신음하는 환자의 선택은 병원과 의사를 믿고 맡기는 수밖에 없다. 그런 환자의 믿음을 의료기관은 그 동안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불법적인 운영이 난무하는 의료기관의 현실에서 11월에 공포한 ‘선택진료제도에관한규칙’은 의료기관의 큰 걸림돌을 제거해 주었다.

선택진료제도는 아무리 법 개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의료기관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의료기관은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며 어떻게든 수익보전을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런 의료기관의 노력(?)에 환자는 선택진료비 지불이라는 댓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 이렇게 환자와 병원간의 상충된 이해관계가 명확한 선택진료제도는 폐지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진정한 의미의 선택권을 환자에게 주고자 한다면 선택의 의미를 잃은 선택진료제도를 폐지하고 병원과 환자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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