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선택진료비 피해구제신청,
환자들은 분노한다!!
지난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8개 대학병원에 대하여 모두 3,309억원의 부당청구에도 전체합산과징금은 30억원 밖에 되지않은 솜방망이 처벌을 하면서 환자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집단피해구제’ 제도를 통해 보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집단피해구제제도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안이한 대처와 환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방식, 그리고 병원의 의도적인 방해로 인해 허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환자들은 실제 피해구제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
11월 6일까지 집단피해구제 신청을 하도록 되어 있으나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이 제도를 통해 선택진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환자는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대로라면 ‘선택진료 집단피해구제’는 환자를 우롱한 허울뿐인 방법에 그치고 말 것다.
원인 1. 피해구제 신청 절차와 방법의 문제로 환자의 신청이 어렵다.
소비자원의 피해구제신청방식은 ‘진료비 영수증’과 ‘선택진료신청서 사본’을 병원으로부터 발급받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중 ‘진료비 영수증’은 몰라도 ‘선택진료신청서 사본’은 환자가 병원으로부터 발급받기 어렵다. 실제 선택진료신청서를 병원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서류로 보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료받을 때마다 매번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질병으로 처음 진료를 받을 때 한번만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진료에 대한 민원을 이미 접수받고 있었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확인요청’ 제도에서는 ‘진료비 영수증’만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 이외의 서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병원에게 직접 요구하여 받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집단민원신청’은 환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진료비 확인요청’ 제도보다 접근하기 어렵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병원과의 관계에서 눈치를 보는 약자다. 이런 환자들이 병원에 가서 ‘선택진료신청서 사본’을 발급해달라고 말하기조차 쉽지 않다.
뿐만 아니다. 소비자원 홈페이지에서만 신청서식을 다운로드받아야하며, 이를 출력한 후 우편이나 팩스를 보내야하는 방식 또한, 프린터가 없거나,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인구에 대한 대안을 전혀 만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터넷으로 민원을 제출할 수 있는 기존진료비민원보다 민원을 내기 어렵도록 만들었다. 병원에 직접 가서 서류를 구할 시간이 없는 직장인 등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피해구제민원을 내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까지 하다.
이처럼 3300억원의 엄청난 피해액에 대한 대국민피해구제신청을 받는다고 하기에는, 한달이라는 짧은 기한내에 진행하면서 오프라인 방식으로는 피해구제신청서식을 구할 수 없도록 한 것, 굳이 같은 사안을 진행하는 타기관에서 요청하고 있지도 않는 서식을 추가로 더 내라고 요청하는 등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원의 행태는 민원을 받아 피해구제를 하겠다는 것인지, 민원을 최소화하여 끝내겠다는 것이 주목적인 것인지 알 수가 없게 만들었다.
원인2. 8개 대학병원이 의도적으로 환자의 민원신청을 방해하고 있다.
최근 선택진료 집단피해신청을 하려고 했던 환자들의 상담을 받아보면 병원에서 ‘선택진료신청서 사본’을 신청한 경우 의도적으로 방해를 받고 있다는 사례가 많이 접수되고 있다.
정리해 보자면 ① 서류의 용도와 제출처를 세세히 물어봐 환자에게 부담을 주는 경우, ② 기분 나쁜 투로 말하면서 은근히 환자들을 위협하는 경우, ③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선생님에게 보고할 수밖에 없으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경우, ④ 사본 발급에 1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면서 번거롭게 하거나 제한된 시한(11월 6일)을 넘기려는 경우, ⑤ 선택진료신청서를 파기하거나 분실했다고 하면서 발급을 거부하는 경우 등 심리적인 방식과 물질적 방식으로 교묘히 환자의 민원신청을 방해하고 있다.
선택진료로 인해 부당하게 환자에게 진료비를 부담시켜 징수한 병원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을 받은 것에 대하여 사과하고 개선의 뜻을 보여주기 보다는 오히려 이처럼 환자들의 민원신청을 방해하고 있다.
사실 이와 같은 빌미를 제공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다. 집단피해구제제도를 운영하더라도 병원과 환자관계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인3. 소극적 홍보로 인하여 환자들의 민원신청이 어렵게 만들었다.
집단민원신청은 10월 5일에 시작되어 11월 6일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밝히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에 대한 홍보를 10월 19일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홍보물을 제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면, 오히려 그 시간을 연장하여 환자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신청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했다. 그러나 한달도 안되는 기한에서 2주 정도의 시간을 허비했다.
더군다나 홍보방식도 방송을 통한 매우 제한적 방식이었다. 모든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예산상의 한계가 있었다고 이해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이를 위한 충분한 노력을 했다고 이해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하여 본다면,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번 선택진료에 대한 환자들의 집단피해구제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매우 극소수의 환자들만이 어려운 상황을 뚫고 간신히 구제를 받을 뿐이다.
이렇게 하게 되면 정부와 병원은 ‘환자를 위해 할 만큼 다했다’는 식의 허울만 내세울 수 있을 것이며, 병원에게는 면죄부를 발급하는 꼴이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환자들만 우롱당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상황의 책임이 정부와 병원측에 있다고 본다. 특히 환자의 피해구제보다 병원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공정거래위원회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피해구제신청’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으로 더 이상 환자들을 우롱하지 말라.
<우리의 요구>
1. 병원은 민원진행중인 환자에게 요구서식을 발행하지 않거나, 보복을 암시하며 불리한 회유나 개입을 하는 등 환자를 우롱하는 관행을 중단하라!
2.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원은 민원을 통해 피해자를 구제하겠다는 말을 책임져라. 병원의 저지로 인하여 피해자가 신청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전면적 검토와 대책을 마련하라!
3. 선택진료비 부당징수 관행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을 더 이상 불신하지 않고 건강하게 의료를 이용할수 있도록 정부는 즉각 선택진료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 (끝)
선택진료 개선을 위한 대책회의
건강세상네트워크, 동자동사랑방, 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한국HIV/AIDS감염인연대KANOS, 한국기스트환우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혈관기형환우회, 혈관질환자단체, 환자복지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