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제목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지원사업 보고회2018-11-30 00:00

 


누구나 건강할 권리를 찾기 위한 3년의 여정


-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지원사업 보고회 -


 


 


우민정


 


 


연말이면 등장하는 기사가 있다. 바로 건강보험 고액 체납자 문제다. 덕분에 건강보험 체납자는 모두 파렴치한 불성실 체납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4년 전, 이 생각에 의문을 던진 두 시민단체가 있다. 아름다운재단과 건강세상네트워크이다. 두 단체는 힘을 모아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질문을 던졌다. “생계의 어려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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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상상 이상이었다. 216만 세대, 최소 405만 명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다. 건강보험은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순간 사회보장제도가 아니라 가혹한 징벌제도로 바뀌었다. 생계형 체납자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거나, 가혹한 추심에 시달리거나, 최소 생계비까지 압류당하는 등 기본권을 침해당해왔다.


 


 


이 부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3년 동안 진행되었던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지원사업>의 마지막 보고회가 지난 1123일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그간 함께 뛰어온 당사자, 활동가, 연구자, 상담가가 모여 그간의 소회를 나누었다. 첫 시작을 연 건 건강세상네트워크의 강주성 공동대표였다.


 


 


제가 싫어하는 광고가 있어요. ‘이 생명을 구해주세요. 한 달에 만 원이라는 광고에요. 원인을 이야기하지 않고 돕기만 하는 건 상태를 유지하는 것과 같죠. 그런 의미에서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지원사업>도 어쩌면 쓸데없는 일입니다. 체납자 전부를 구제한다 해도 체납 가구가 100, 200만 계속 생길 테니까요. 그런데도 꼭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야 현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행복과 건강을 지켜줄 국가의 의무가 얼마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지 드러낼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지난 3년 동안 해온 일은 쓸데없는 일이면서도 결코 쓸데없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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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평화 활동가(건강세상네트워크)의 활동 보고가 있었다. 그는 3년의 활동을 듣다, 더하다, 쓰다, 말하다로 정리했다.


 


 


듣다


- 상담센터 운영으로 1,700여 명의 목소리를 듣고 당사자 고통 덜어줘


- 자조모임으로 당사자의 힘과 목소리 키워


 


 


먼저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 피해 사례 상담센터>를 만들어 1,700여 명의 당사자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를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찾아 나갔고, 당사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덜어주었습니다. 덕분에 아픈 아이가 있던 한 20대 한부모 여성은 잘못 부과된 체납금 140만 원을 돌려받았고, 병원 진료가 시급했던 60대 노숙인은 체납금을 결손 처분(탕감)받아 치료를 받았습니다. 당사자의 힘을 키우는 자조 모임 <톡톡 카페>도 결성했습니다. 이 모임은 지난 3년간 당사자들이 활동에 적극 나서게 만든 마중물이 돼주었습니다.”


 


 


더하다


- 210명에게 <60일의 건강보험증> 선물해


 


 


“<60일의 건강보험증>60일 동안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1회분의 체납금을 지원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이로써 2년 동안 210명이 잠시나마 마음 놓고 병원을 이용할 수 있었고, 그중에는 건강검진을 받아 중증 질환을 발견한 참여자도 있었습니다.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도록 상담과 캠페인을 통해 누구나 건강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활동도 함께 지속했습니다.”


 


 


쓰다


-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연구로 제도 개선의 발판 만들어


- <건강보험 체납 상담 가이드북>으로 실질적인 지원 사례 늘려


 


 


지금까지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에 대한 분석과 연구는 단 한 차례도 이루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에 대한 양적, 질적 조사를 통해 생계형 체납자가 216만 세대에 달한다는 사실을 처음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이후 국회토론회와 국정감사, 언론을 통해 알려져 제도 개선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또 사회복지 현장에서 체납 상담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가이드북도 발간했습니다. 가이북은 올해 안에 전국 시, , 군의 사무소로 배송될 예정입니다. 이를 토대로 현장 활동가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이로써 상담센터를 통해 쌓은 3년간의 노하우를 확산해 더 많은 생계형 체납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틀이 만들어졌습니다.”


 


 


말하다


- 당사자 목소리로 만든 소식지와 집단민원신청


- 지속적인 언론 보도로 제도 개선까지 끌어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사자의 목소리였습니다. 함께 목소리 내기 위해 결손 처분을 위한 집단 민원 신청을 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기자회견도 했습니다. <톡톡 뉴스>라는 당사자가 직접 만든 소식지와 토론회, 지속적인 언론 보도는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 문제를 뜨거운 이슈로 만들었고, 문제적인 몇몇 제도를 개선하게 만든 토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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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참여자의 생생한 목소리


나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


 


 


활동 보고 후에는 더 생생한 활동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이어졌다. 당사자이자 활동가였던 다흰은 이 사업을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는 당사자였어요. 체납자가 되기 전까지는 저도 건강보험공단이 어떤 곳인지 전혀 알지 못했어요. 한부모 가장이 되고 보험료를 체납하면서 공단이 국민 건강을 지키는 역할보다는 체납금만 걷는 데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상담 전에는 스스로가 무능력하고 의지박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담과 자조 모임을 통해 이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가장 큰 문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구제 방법은 안내하지 않고, 독촉만 반복하는 현실을 꼽았다. 금융복지상담사인 정정화 씨 역시 답답함을 토로했다.


 


 


채무 문제로 상담하는 사람 중 80%는 건강보험 체납자에요. 취약계층은 탕감 방법이 있는데도 아는 분은 2%도 되지 않아요. 공단과 상담해도 알려주지 않고 무조건 내라는 얘기만 하는 거죠. 이 상황이 답답했어요. 다행히 지난 3년 동안 구제 방법을 알려주고, 체납자도 건강할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 피해 사례 상담센터>가 있어 숨통이 트였습니다.”


 


 


연구자인 김선 씨는 무엇보다 큰 문제는 건강보험료가 체납되면 다른 사회보장제도가 모두 무력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보장제도를 연구해온 자신조차 이 사실을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며 이를 알리면 모든 연구자가 놀란다고 말했다.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하면 보험급여를 제한 당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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