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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슈> 6.2지방자치 선거와 의료의 시장화2010-05-20 00:00




6.2지자체 선거와 의료의 시장화


  




6월2일 지자체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MB, 반MB, 친노, 반노, 4대강사업, 세종시 문제, 천안함 사건 등 이념적 색칠과 굵직굵직한 현안에 대한 공방이 치열하다. 이들에 묻혀 사회복지분야에서는 무상급식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국민생활과 가장 직접적이고도 중요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간과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국민의료비증가의 문제이다. OECD 대부분 국가들의 공보험 보장율이 80%를 훨씬 넘지만, 왜 우리나라는 같은 수준의 국민의료비를 지출하면서도 OECD국가들과는 달리 건강보험이 60%대 초반의 낮은 보장율 때문에 국민들은 나머지를 개인주머니에서 부담해야 하는가.



2009년 건강보험 급여비용은 39조원으로 전년대비 12.8%나 증가했다. 건강보험에서 30조원을, 환자본인이 9조원을 각각 부담했다. 이를 반영하듯 건강보험의 비급여부분, 민간의료보험료 등 개인이 부담하는 국민의료비는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10년간인 1997년~2007년 OECD국가 평균증가율이 7.2%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2.4%였다.



우리나라와 OECD국가의 GDP대비 국민의료비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1998년부터 최근 10년간 증가율이 OECD국가는 평균 1.55%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평균 5.2%로 3배 이상의 빠른 증가율을 나타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우리나라의 보장율은 향후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즉, 2007년 GDP대비 국민의료비 증가율은 6.8%로 1990년의 OECD국가평균과 같은 수준이지만, 2013년에는 9.21%로 2007년 8.9%인 OECD국가평균을 추월하게 된다. OECD국가들이 도달하는데 18년 소요된 국민의료비 수준에 6년 만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2015년엔 10.20%로 마침내 10.05%인 OECD국가평균도 추월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2024년엔 16.08%로 OECD국가평균 11.54%보다 4.54포인트 높아져 국민 1인당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의료비를 지출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료비가 이렇듯 세계적으로 최고의 증가율을 보이는 주요 요인은 과잉공급 병상수, 불합리한 진료비지불체계, 높은 외래진료수진율, 과도한 약제비 비중이다. 이에 대한 지출통제수단이 없으며, 노인인구 증가와 고가의료기술이 결합하여 국민의료비는 더욱 큰 상승효과를 타고 있다. 우리나라 병원은 세계적 추세와 정반대이다. OECD국가들은 급성기병상 규모가 2002년 평균 4.0병상에서 2007년 3.8병상으로 감소, 연평균입원일수도 7.8일에서 7.2일로 감소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급성기병상수가 2002년 5.7병상에서 2007년 7.1병상으로 1.4개 증가, 입원일수도 13.6일로 증가했다. 선진 외국이 병원의 증설을 엄격하게 제한하지만 우리나라는 2004년 종합병원 283개에서 2009년 317개, 병원은 967개에서 2,043개로 크게 늘었다. 이는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으로 보험재정 악화와 국민의료비의 끊임없는 증가를 불러오고 있다. 


여기에 행위별수가제로 진료량에 따른 진료비 결정구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등 사회보험방식인 유럽 국가들의 병원진료비는 총액계약제 및 포괄수가제로 예측 가능한 수요와 공급의 관리 및 정책수립이 가능하고 병원은 재정에 대한 책임공유로 과도한 진료를 지양한다. 우리나라 의사 1인당 연 진료건수는 7,251건으로 OECD국가 중 1위이다. 진료회수 늘이기, 비급여 진료부문 집중 등의 결과이다.



의료전달체계도 붕괴되고 있다. 감기 등 의원의 외래진료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외래진료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의원의 급여비증가율은 병원 등 타종별요양기관의 1/5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의원은 수입보존을 위해 비급여부문 집중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약제비 또한 세계 최고의 급여비 비중과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2009년 건강보험의 약제비 비중은 11조7천억 원으로 보험급여비의 29.64%를 차지했다. OECD국가의 평균 약제비비중 17.6%의 1.7배이며, 건강보험지출에서 증가율은 13.6%로 OECD국가평균의 2배 이상이다. 프랑스, 독일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약제비 총액계약제, 대체조제 의무, 참조가격제 등으로 약제비 지출억제 위한 다양한 기전을 작동시켜왔다.



이대로라면 2007년의 국민의료비 66조원, 건강보험급여비 24조원이 2015년에는 136조원, 59조원으로 국민의료비와 건강보험의 격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이 경우 우려되는 진행과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강보험의 보장율은 50%대로 추락할 것이다. 그 조짐은 건강보험의 보장율이 2007년 64.6%에서 2008년 62.2%로 하락한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 공백은 실손형을 중심으로 한 민간의료보험 규모의 폭발적 증가가 메우게 될 것이고, 이미 물고가 터있는 영리병원 또한 확대일로를 걸을 것이다. 6.2선거는 공공의 영역인 의료를 시장에 내어주려는 현 정권의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느냐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때보다도 중요한 선택의 순간인 것이다.




송상호 _ 건강세상네트워크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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