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통합지원법」을 돌봄차별법, 돌봄좌절법으로 만들지 말라
법 시행 첫해 예산안 777억원은 사업 추진 포기 선언하는 것
내년 통합돌봄사업비 1,355억 원 증액해 2,132억 원 책정해야
- 노인과 장애인 사업비 지원 1,545억 원으로 768억 원 증액
- 전국 읍면동 사회복지직, 간호직 등 전담인력 최소 3,250명 확보해야
- 총사업비 국고지원 부담률도 586억 원 증액해야
내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이 전국 229개의 모든 지자체에서 시행된다. 7년 전인 2018년 지역사회통합돌봄이 시작된 이후, 법의 제정과 시행에 이르기까지 국회, 정부, 지자체는 물론, ‘돌봄 불안이 없는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사회, 직능단체, 전문가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
지난 8월 13일 새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가 “지금 사는 곳에서 누리는 통합돌봄”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채택했을 때, 우리는 새 정부에서는 통합돌봄이 진일보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그러나 정부가 내년도 통합돌봄 확충 예산을 국비 777억 원으로 책정했다는 발표를 보고 기대와 희망은 깊은 우려와 걱정으로 바뀌고 있다.
돌봄 예산의 명세는 229개 지자체에 지역 의료·돌봄 연계 체계 구축 지원 27.1억 원, 재정자립도가 좋은 상위 20%를 제외한 183개 지자체에 사업 확충 예산 528.7억 원과 지자체 공무원 인건비 191.5억 원 지원, 기타 30.1억 원이다. 이 예산안은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재정자립도 상위 20%에 해당하는 지방자치단체 46곳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재정자립도 하위 80% 지역 183곳으로 제한했다. 제외된 46곳이라고 국가의 지원이 없이 돌봄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7년간 악조건 속에서 선도·시범사업에 참여하고, 7개 기초지자체(부천시, 안산시, 천안시, 진천군, 전주시, 광주 서구, 김해시) 중 진천군을 제외한 6곳이 C그룹(서비스 확충 예산 국고 기준 1.4억 원)으로 분류한 것도 잘못이다. 향후 전국적 사업 수행에서 이들이 주도적인 모범을 보여야 할 텐데 이 예산으로는 불가능하다.
둘째, 돌봄 사업비는 예산이 배당된 183개 지자체당 평균 2억 9천만 원(국고 기준 최대 3억 7천 5백만 원에서 최저 1억 5천만 원)으로 시범사업 지역 사업비의 절반 정도이다. 시범사업에서는 노인 사업만을 수행했으나, 내년에는 이 사업비로 노인과 장애인 사업을 모두 수행해야 한다. 실제로는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셋째, 시군구와 읍면동에서 돌봄전담조직을 구성할 인건비 지원 또한, 183개 지자체로 제한되고 46개는 제외되었다. 올해 9월 기준 시군구별 통합돌봄 전담 조직 개설 및 전담 인력 지정 현황을 보면 시범사업 지자체 147곳 중 69곳(46.9%)에 전담 조직이 없다. 45곳(30.6%)은 전담 인력이 0명이었으며, 36곳(24.5%)은 1명에 그쳤다. 추가 인력의 수 또한 2,400명으로 책정되었는데, 이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통합돌봄 시범사업 직무조사'에서 제안한 최소 전담 인력 7,200명(김원정. 메디파나뉴스. 2025.10.14. 보도)의 1/3에 불과한 숫자이다.
넷째, 현재 보건복지부가 가내시한 국고지원 비율은 서울 30%, 그 외 지역 50%이다. 이는 현재의 지방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비율이다. 금년 들어 지자체들이 통합돌봄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예산지원도 없는 기술지원형 시범사업에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참여한 것이 이를 반영한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국고지원율은 모처럼 상승하고 있는 지자체의 통합돌봄 수행 의지를 처음부터 꺾어 버리는 처사이다.
이에 우리는 대통령실, 국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전국의 모든 지자체에 사업비와 인건비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 예산안은 서울 10곳, 지방 36곳을 미지원 지역으로 하고 183개 지자체 한정, 2,400명 채용, 서울 30%, 지방 50%를 6개월간 지원하게 되어 있다. 기초지자체 229개에 모두에 예산이 지원하여 재정자립도 하위 80% 지자체만 지원하는 차별을 없애야 한다.
둘째, 노인과 장애인 통합돌봄의 기본적인 예산으로 지자체당 9억 원(국고 기준)을 지원해야 한다.
예산지원형 12개 지자체 예산지출(노인 통합돌봄, 2024년 기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사업비(국고+지방비 10.8억 원) 중 ①보건의료(방문의료, 예방의료, 한의 진료 등) 1.55억 원, ②일상생활 지원(가사, 목욕, 이·미용 등) 1.83억 원, ③영양(도시락 등) 2.63억 원, ④이동지원 (병원, 관공서, 외출 등) 0.51억 원, ⑤주거환경개선 및 케어안심주택 지원 1.27억 원 등의 5개 분야를 공통으로 수행하고 있었으며 이에 평균 7.79억 원(총사업비의 72%)이 지출되었다. 내년에 새로 사업을 수행하는 지자체들도 이 정도의 노인 돌봄은 기본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자체당 평균 5.4억 원을 배정해야 한다.
장애인 통합돌봄 사업을 최근 3년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장애인 등 융합형 사업”에 배정했던 국고 기준 3.6억 원을 장애인 사업비의 근거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정도의 예산도 배정하지 않는다면 260만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큰 반발에 사게 될 것이다.
노인과 장애인 사업을 위해 지자체당 9억 원씩을 배정하여 총 768.75억 원을 증액해야 한다.
셋째, 지자체의 돌봄 사업을 운영할 기본 인력으로 3,250명을 늘려야 한다.
앞서 밝혔듯이 모든 지자체에 인력을 지원해야 한다. 읍면동에 최소 동네 복지팀장(6급직) 1명, 사회복지직 1명, 간호직 1명으로 구성된 ‘읍면동 통합돌봄팀’(지역돌봄회의)이 구성되어야 노인·장애인을 위한 ‘사례 관리’가 시작될 수 있다. 46개 국고 미지원 지역의 850개 읍면동을 포함한 전국의 3,551개 읍면동(2024.12월 기준)에 미배치 간호사, 부족한 사회복지사 등 최소 3,250명의 확보되어야 현장에서 기본적인 돌봄의 운영이 가능하다.
기준인건비의 증액 조치가 없으면 지자체가 신규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예산 심의 시, 행정안전부의 협조가 확인되어야 한다. 법 시행 2년차에는 통합사례관리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등에 대한 인건비 지원도 확보되어야 한다.
넷째, 국고지원 부담률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통합돌봄 사업의 국고지원 비율은 서울 30%, 그 외 지역 50%로 가내시되었으나 이는 매우 이례적으로 낮은 비율이다. 사회복지 사업의 기준보조율은 서울이 50%, 그 외 지역은 70~80% 수준이 일반적이다(보건사회연구원(2024), 『사회복지 국고보조사업 보조율 산정 기준의 타당성 분석과 재원 분담구조 개선방안』 보고서). 국고지원 비율은 서울 50%, 그 외 지역 70%로 상향 조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조정할 경우, 총 1,363억 원이 소요되고, 586억 원이 증액되어야 한다.
이를 종합하면 내년의 ’통합돌봄‘ 사업비는 현재의 777억 원에서 1,354.75억 원을 증액하여 2,131.75억 원을 책정하여야 한다.
777억 원의 예산안은 통합돌봄의 기초를 놓아야 할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첫해에 정상적인 사업 추진 포기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이런 예산안으로는 통합돌봄이 출발에 큰 혼란과 주민 불만을 일으킬 것이고, 이어서 있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정부의 실책으로 쟁점화될 것이 분명하다. 「돌봄통합지원법」을 “돌봄차별법”으로, “돌봄좌절법”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2025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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