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 평]
이미 예견된 참사!
환자의 안전을 위해 요양병원의 법적기준을 강화하라!!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실의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연이은 재난사고로 그 어느 때보다 국가의 안전관리시스템이 총체적 난국을 보여주고 있는 시점에 오늘 새벽 또 하나의 불행한 사고가 일어났다.
전남 장성 효실천나눔사랑 요양병원에서 화재로 21명이 사망하는 대형참사가 일어났다. 사망자 대부분이 자력으로 대피가 힘든 70~90대 고령의 와상 환자였다. 화재의 원인이 무엇이든 요양병원의 안전관리시스템의 부재가 화를 키운 사건이다.
병원에서는 침구류 등 불이 붙기 쉽고 매우 빠르게 착화되는 발화물질들이 많고 연기 및 열기로 유독가스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연기냄새 등 화재징후가 나타나면 재빨리 대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화재의 경우 혼자 거동이 불편한 와상환자 등 주변에 보호가 필요한, 혼자 탈출이 불가능한 환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평소에 화재가 났을 때 신속하고 원활히 탈출하기 위한 충분한 인력과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 초기 대응이 늦어져 적절한 대피와 구조가 지연되었다.
이번 사건은 초기대응을 적절히 하지 못한 병원과 제대로 된 안전 관리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고 평소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당국에 무책임으로 많은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것이다.
2014년 기준으로 요양병원은 1200개가 넘었고 요양시설까지 합치면 병상 수도 20만개가 넘는다. 이들 요양병원 대부분은 민간으로 운영되고 있고 입원환자들이 받는 의료의 질은 매우 낮다. 심평원 조사(2012) 결과 요양병원의 의사 1인당 평균 담당 환자 수는 31명에서 65명을 진료하고 있었고, 간호인력의 경우 1인당 11.4명에서 최대 47.1명까지 담당을 하고 있었다. 또, 현행 의료법에는 야간 당직은 환자 200명당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만 근무하면 되도록 규정하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다수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의 근무 인력이 화재 대비상황에 대처하기에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현재 지금까지 조사된 바에 의하면 화재가 난 2층 별관에는 환자 34병이 입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간에 이들을 보호할 인력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총 2명의 밖에 근무하지 않고 있었다. 자력으로 피난이 곤란한 고령의 환자들이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야간에도 충분한 의료인력과 재난상황에 대비한 보호인력들이 배치되어 있지 않아 화재초기서부터 대형참사가 예고된 인재였다.
또, 정부는 요양병원의 질 관리 개선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전국의 모든 요양병원에 의무적으로 인증제를 도입하였지만 1200개의 요양병원 중 인증을 받은 병원은 300개에 불과하다. 이번에 화재가 난 장성 효실천나눔사랑 요양병원은 이미 지난해 인증을 받았던 곳이다. 그런데도 이런 참사가 일어났다. 인증원의 ‘요양병원 인증조사기준’이 얼마나 형식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다.
환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의료인력, 응급한 상황이나 화재 등에 대응할 만한 인프라가 전혀 구축되지 않아 오래전부터 시민사회단체들은 요양병원의 질 관리 및 안전에 많은 우려를 나타냈었다.
이번 사건으로 정부와 보건당국은 요양병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법적기준을 강화하고 환자의 안전과 의료의 질을 높이는 방향의 정책개선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2014년 5월 28일
건강세상네트워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