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논평

제목[성명]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조정법의 재검토를 요구한다2010-01-05 00:00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의


재검토를 요구한다!


 


 


지난 12월 29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전체회의는 20여 년 동안 국회에서 표류되어 온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을 졸속적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의 핵심인 입증책임전환의 명시적 규정을 회피하고 의료사고의 제반사항을 객관적으로 조사, 감정하는 별도의 기구(의료분쟁조정중재원) 설치로 대신하였다. 그럼에도 형사처벌특례를 허용하고 의료배상공제조합의 설립을 임의화하고 무과실보상을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를 비롯하여 시민사회단체들이 7월15일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국민청원안(박은수 의원 소개)을 국회에 제출하였고 청원안은 최영희의원 대표발의안(의료사고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과 심재철의원 대표발의안(의료분쟁 조정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과 함께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되었다. 하지만 보건복지가족부는 수정안을 법안심사소위에 제출하고 해외환자유치를 위해 법제정이 필요하다며 설득하고 다녔으며,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는 입법 기관의 역할과 채임을 포기한 채, 정부안을 대부분 수용하였다.


  


이 법안의 모든 쟁점에서 환자 입장은 완전히 무시하고 오히려 의료인에게만 무한한 특혜를 보장하는 내용으로 통과된 이 법안은 의료인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다. 앞으로 남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면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1. 입증책임 전환을 빼면서 형사처벌 특례는 살리는 것은 의료인에게 이중면책 특혜장치일뿐이다.


 


 


보건복지가족위에서 통과된 법안은 의료사고의 입증책임 조항을 제외시켜버림으로서 이미 수년전에 입증책임의 주체를 환자에서 의료인으로 일부 전환하려 했던 최영희 의원, 심재철 의원의 법안보다 더 역사적으로 후퇴한 법안이다. 이 땅에 의료인의 신분을 보장하는 법은 있어도, 환자를 보호하는 법은 없는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의료인과 환자는 같은 출발점에서 피해구제가 가능한 관계에 놓여있지 않다.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의 주목적을 재확인하고 잘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전 국민중에서 유일하게 의료인만 형사처벌을 피하게 하자는 내용의 특례조항을 과연 어느국민이 그 실체를 알고도 동의해주겠는가!! 형사처벌 특례로 의료인의 의료과실에 대한 형사적 처벌을 받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보호하며. 의료계 법조계로 구성된 감정단과 조정위원회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감정과 분쟁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수 있겠는가!


 


 


진정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법을 만들어야겠다면 정말 외국인 환자가 한국 땅에서 일어나는 의료사고 대한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될만한 수준의 환자 권리가 보호되는 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외국인들도 외국에는 있지도 않은 형사처벌 특례같은 의료사고에 대한 면책이 중심인 의료사고피해자구제법이라면 한국 의료를 오히려 기피할 것이다.


 


 


 


2. 의료분쟁조정원과 감정단의 편파적 구성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수 없다.


 


 


보건복지가족부와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은 의료계, 법조계는 물론 시민소비자단체의 참여를 보장하였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쟁조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으로 국민을 속이는 행위이다.


 


 


의료사고감정단은 의료분쟁의 조정 또는 중재에 필요한 사실 조사, 의료행위를 둘러싼 과실 유무 및 인과관계 규명 등을 수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감정위원은 의료인과 변호사 만으로 구성(제 26조 2항)함으로써 사실상 피해자측을 대변하기 어려운 구성이다.


 


 


그간 의료분쟁 소송사례를 보면 환자 입장에서 의료사고 피해를 적극적으로 구제하려는 한 두명만 존재했었더라도, 의료사고가 지금처럼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가 의료사고 입증책임 전환의 요구를 촉발시킨 발화점이라는 것을 볼때, 의료인들과 변호사로 구성된 감정단은 여전히 의료계의 입장을 초월하지 못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지금도 의료사고 소송의 보상액의 대부분이 500만원 미만이라는 사실을 볼때, 이러한 의료계독식의 구조가 적극적으로 환자권리를 보호하는 정당한 피해보상액을 결정하는 조정의 기회로 운영될지가 너무나 불투명하다.


 


 


또한 무과실보상이 남용될 소지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는 환자가 보상받아 마땅할 중대의료사고건까지도 무과실이라는 사유로 정리하여 보상을 제한할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므로, 면밀한 검증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3. 20년 세월을 기다린 결과라고 하기엔 과도한 의료인 특혜법으로 전락해버린 편파적 내용의 법안을 재검토하기를 요청한다!!!


 


 


 


의료사고 피해로 고통받으며 기나긴 소송과정을 거치면서 기다려왔던 많은 의료사고 피해자들과 잠재적인 피해자들은 20년간 표류하면서 그동안 발의되거나 합의되었던 법안보다도 더 후퇴된 법안을 당사자들의 입장을 수렴하는 과정도 충분히 없이 졸속적으로 통과된다면, 국민이 피해만 불어올 것이다. 입증책임 전환 명시가 없고, 의료인 형사처벌특례, 의료계 독식의 위원회 구성의 문제로 인하여 환자가 받아야할 보상과 의료인에게 가해지는 처벌을 줄이는 것에만 치중하는 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사고 피해자와 향후 의료사고를 당할지도 모르는 국민들을 위한 법이 될 수 있도록 속전속결 법안 통과를 중단하고 원래 조정의 목적에 맞는 환자와 피해자의 입장을 존중하는 법안 심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안 처리를 보류하고 법 제정의 취지에 부합하고 법리적으로 제대로 된 법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조치를 해줄 것을 요구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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