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청춘의 현실과 심정을 가장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 곡이 <졸업>이다. 지난 겨울 대학가에서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불 때 이 노래는 학생들의 집회에서 주제가처럼 불려왔다. 이 곡을 부른 밴드 브로콜리너마저는 이제는 <응답하라 2014> 같은 드라마가 수 년 후 나온다면 반드시 언급해야 할 청년문화의 상징 중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이 밴드에서 키보드를 담당하고 있는 잔디(김잔디) 씨는 2006년에 우리 단체에 가입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이다.
이번 3월 회원 소식지에 그녀와의 인터뷰 이야기를 담아 본다.
서울대에서 간호학을 전공했던 김잔디 회원은 대학시절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보건의료 환경을 위해 행동했던 의료문제연구회 동아리에서 활동했었는데, 그 때 쯤에 우리 단체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시민사회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진 않았고요,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활동이 상당히 중요하단 것을 알게 되었죠. 우리가 시민이니까 사회의 주인인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거잖아요.”
그렇게 당연한 마음으로 시민사회단체 첫 후원을 결심한 곳이 바로 우리 단체라고 한다.
김잔디 회원은 보건의료 시민운동의 후원자로서 뿐만 아니라 여전히 보건의료문제를 놓치지 않고 있는 탐구자이기도 하다. 밴드 활동을 하면서 보건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고 현재는 간호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건강정책학회 간사로 일하기도 했다.
▲ 작년 연말, 우리 단체 송년의 밤을 찾은 김잔디 회원.
그녀 삶의 행보에서 특히 간호에 대한 깊은 관심이 느껴졌다.
“처음에 간호학과에 입학했을 때는 좀 대충대충 다니면서, 메아리라고 하는 음악동아리를 했어요. 거의 간호학과생이 아닌 메이리과 학생처럼 다니면서 밴드도 시작하게 된 거죠.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간호학이라는 학문이 얼마나 중요한 학문인지, 학과를 졸업할 당시보다 최근에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인간 중심적이라는 것, 복지와 맞물려 활동할 수 있는 여지도 많고 전문가로서 지역사회에서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 큰 매력이에요.”
김잔디 회원은 2007년부터 2년 6개월 동안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기도 했었다.
사회 초년생 신규 간호사로 그 바쁜 와중에 밴드 1집 준비도 하면서, 보건대학원을 다녔다 하니 다양한 관심의 영역을 꾸역꾸역 탐험해가는 모험가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제가 선택한 거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는 상식적이지 않은 시간이었죠.”
다양한 활동을 다이내믹하게 해 온 그녀이기에 간호대 학생회장까지 했다는 건 놀랍지도 않은 이야기일수도.
“과에 대한 애정이 늦게 들었어요. 학생회를 한 건 소중한 기회였죠. 간호대를 다니면서도 간호대 내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창의적이고 일도 잘하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친구들과 축제 재밌게 만들고, 사람들끼리 간호대 내에 밴드를 꾸려서 공연도 했죠.”
지금 건강세상네트워크에 바라는 건...
사람에 대한 잔디 씨의 관심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상식적으로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에 대한 희망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작년의) 진주의료원사태 등을 통해 사람들이 우리 사회 보건의료의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잖아요. 예전에는 전문으로 공부하는 사람만 알던 단어들, 이를테면 건강권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되었다는 점 같은 게 굉장한 진전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게 보건의료 진영에서 노력해온 분들의 공이잖아요. 많은 분들이 연구면 연구, 활동이면 활동으로 쌓인 게 있어서 발현된 거겠죠. 앞으로도 이런 기반들이 쌓여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작년 건강세상네트워크 10주년 기념 영상물에 들어갈 축하인사말을 녹화 중인 김잔디 회원
10년 후에 잔디 회원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녀는 계속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게 대단한 것 같아요. 조금씩 스며나가듯이 알려지고 그런 식으로 10년 후에도 멤버들이 결혼도 하고 애들도 키우면서 밴드를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건강세상네트워크에 바라는 점을 묻자 대뜸 정기후원금을 올리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가입할 때는 학생이라 많이 못했는데, 2배로 올릴게요. 할 말을 다 대체 했네요. 하하. 음악하면서 참 중요한 게 돈이라는 생각이 들던데, 시민운동도 재정 지원이 부족하면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라고 노래하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졸업> 가사처럼 상식적이지 않은 일 투성이의 우리 사회에서 삶의 상처와 꿈의 행선지를 담아내는 아티스트로, 또 더 인간적인 보건의료를 꿈꾸는 탐구자로 멋진 걸음들 앞으로도 나아가길 응원한다.
인터뷰 및 정리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영동 집행위원